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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연재] 음식론2: 돼지와 소와 닭으로 구분해 보기

■ 남경우의 음양으로 본 음식론 2편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1.03 16:40
  • 수정 2020.03.2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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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우/체질연구가, 전 뉴스1 전무
 

[필자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갑니다. 몸의 에너지원이 되는 모든 영양소에 대한 이론은 현대 영양학이 그 토대가 됩니다. 현대 서양영양학은 대체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에 비타민, 미네랄 등 5대부문의 영양소로 인체에 필요한 영양물질을 분석합니다. 근대 영양학의 업적입니다. 여기에 전통적인 동양의 음양론을 덧붙이면 어떨까요? 먹을거리에 대한 우리 상식가운데는 동양영양학에 기원한 것도 상당수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음양으로 본 음식론>을 정리해 봅니다. 인간의 몸과 음식을 음양으로 분류해 보려면 음양론을 이해해야 합니다. 본 연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동양음식론의 기본원리 / 식물에 나타난 음양오행 / 동물에 나타난 음양오행 / 인간과 사상체질 / 건강과 질병 / 섭생의 기본원리 / 음양으로 체질구분하는 법 

 

돼지와 소와 닭으로 구분해 보기

음양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어떤 기준으로 음식과 사람을 분류할지가 궁금할 것이다. 음양론이 발전한 사상체질론을 처음으로 설파한 이제마 선생은 동의수세보원 1권 2장 사단론과 3장 확충론에서 장부의 허실로 사상체질을 분류하고, 희로애락으로 각 체질의 성질을 구분했다. 4장 장부론에 서 오장육부의 생리적 운용과 동양 의학적 작동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선생은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하며,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하고,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하며 소음인은 신대비소腎大脾小하다" 라고 정의했다. 이것 말고는 다른 분류기준은 없다. 이런 정도의 설명으로 현대인이 사상체질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우기 사상체질을 인의예지와 희로애락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대목에 이르면 난해하기가 이를 데 없다. 그런데도 이제마 선생이 보여준 인체에 대한 통찰은 심오하다. 이제마 선생은 요즈음처럼 넘쳐나는 많은 음식물을 보지 못했다. 당연히 각종 현재의 음식물에 대한 직접적인 분석은 없다. 각종 음식물에 대한 사상체질론적 분류는 현대적 과제다. 

이제마 선생의 사상체질론을 기준으로 외국산 식품까지 포함한 수백 종에 이르는 각종 먹거리를 태 소음 양으로 분류하기란 쉽지 않다. 이제마 선생의 문제의식을 현대의 먹거리 시장에 불러내 우리의 눈과 경험으로 분류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모든 동식물을 음과 양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나아가 태소 음양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정도의 문제의식만 갖자. 현대 한국인들은 과거 채식 중심에서 육식 비중이 늘어났다. 육류를 거론해보면 소 닭 돼지 개 말 염소 양 오리 등이 있다. 현대 한국인들은 그 중 소 닭 돼지를 압도적으로 섭취한다. 그러니 소 닭 돼지를 살펴봄으로써 사상체질론을 시작해 보자. 

같은 두께의 고기를 구울 때 소고기가 돼지고기보다 빨리 익는다. 대략 소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세 배 가량 빨리 익는다. 돼지고기가 세 배 가량의 시간이 더 걸리는 셈이다. 소고기는 약간의 시간이 지나도 속살까지 같이 익지만 돼지고기는 속살까지 익으려면 시간이 꽤 지나야 한다. 이는 돼지고기 밀도가 소고기 밀도보다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살이 질기다. 

이는 뼈도 마찬가지다. 같은 두께의 뼈를 넣어 곰탕을 만들 때 소뼈는 대략 5~6시간이면 상당한 정도 골수가 빠져나오지만 돼지 뼈는 세 배의 시간이 걸린다. 이는 살이나 뼈의 조성에서 소가 돼지보다 훨씬 엉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뼈에 골수가 부족해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은 소와 돼지 중 무엇이 먼저 생길까? 당연히 소다. 이제 소와 돼지를 음양으로 분류해 보자. 텅 비어 있는 하늘은 양이고 꽉 차있는 땅은 음이다. 속이 꽉 차있는 폐 간 비장 신장을 음기관으로 장 臟이라 부르고 속이 비어있는 위 대장 소장 방광 등은 양 기관으로 부 腑라고 부른다. 이 둘을 합쳐 장부 臟 腑라고 부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골육이 엉성한 소는 양 陽 기운이 강하다. 반대로 돼지는 음 陰 기운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닭은 어떨까? 우선 조류는 모두가 체내에 강한 유황성분을 갖고 있다. 날기 위해서는 연소 에너지 효율이 높은 유황이 있어야 한다. 유황은 화 火 기운을 가진다. 닭 뼈는 소 뼈보다 속이 훨씬 더 엉성하다. 조류는 날기 위해서 뼈 속을 아주 가볍게 만들었고 늙으면 속이 비어 발가락이 자연스레 잘려나가기도 한다. 이는 하복부에 에너지가 잘 전달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조류는 하복부 즉 방광과 대장 등이 퇴화하여 오줌과 똥을 분리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쏟아낸다. 또 조류는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소장과 대장이 육상동물보다 훨씬 간소해야 한다. 길고 무거운 소장과 대장을 갖고 있으면 날 수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배설기관은 짧아졌고 위가 아주 발달했다. 
 
이로 인해 닭을 상·하체 기준으로 본다면 하체가 매우 부실한 셈이다. 닭 또한 양기운이 강한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하면 소와 닭은 양기운이 강하고 돼지는 음기운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소와 닭은 우유 치즈 계란 등과 각종 패스트푸드로 널리 애용하고 있다. 헌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다수가 양기운이 강한 소양인이거나 태양인이다. 즉 양인들이 양기운이 강한 소와 닭을 과용하는 셈이다. 사상체질론에 따른 섭생법을 기준으로 본다면 올바른 섭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태양인이나 소양인인 양인은 돼지고기가 유리할 것이며, 태음인이나 소음인은 소고기와 닭고기가 유리할 것이다. 

 

◇ 글쓴이: 남경우

내일신문 경제팀장과 상무, 뉴스1 전무를 지냈으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연구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뼈관절 연골 건강식품 <보골원> 제조업체인 생생식품 대표이다. 링크 saengfood.shop www.saengfood.com 참조.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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