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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선 주자 분석(1):유승민

유승민은 보수진영의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까?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19.05.02 17:35
  • 수정 2019.09.2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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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유승민 홈페이지
이미지=유승민 홈페이지

 

엄경영/시대정신연구소장

내년 총선은 2022년 치러질 대선 후보들의 각축장이기도 합니다. 지역구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들은 대선 후보들에게 지원을 요청합니다. 얼굴이 알려지고 인기 있는 대선 후보들이 도와주면 당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다음 대통령이 될지도 모를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는 것도 지역구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효과적입니다.

대선 후보 처지에서도 총선 지원은 좋은 선거운동입니다. 합법적으로 전국을 돌며 자신의 얼굴과 생각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총선 지원은 전국 곳곳에 자가 편을 만드는 길이기도 합니다. 지역구 후보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도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총선 11개월을 앞두고 차기 대선 주자 얘기를 시작합니다. 순서는 두서없습니다. 준비되는 정치인부터 다룰 예정입니다. [기획자 주]

 

■ 차기 주자는 지난 대선 유력주자가 가장 유리

대선은 최근 루틴이 생겼습니다. 우선 지난 대선에서 가장 선전했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내 경선에서도 지난 대선 경선에서 선전했던 정치인이 유리합니다. 여론조사에서 제일 앞선 정치인이 유력한 것도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진 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차기 주자 수위를 지켰습니다. 때때로 당시 안철수 민주당 공동대표에 1위를 내주기도 했지만, 2015년 말 안 전 공동대표가 탈당한 뒤에는 문 대통령이 줄곧 1위를 지켰습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1위를 지키다가 여유 있게 승리했습니다.

보수 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한국당(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2012년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5년간 1위를 유지하다가 무난하게 대선후보가 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든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대선 루틴으로 볼 때 민주당의 차기 경쟁은 여론조사 1위엔 이낙연 국무총리, 2위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선전했던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두권입니다. 보수 야권은 여론조사 1위인 한국당 황교안 대표,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등이 선두권입니다.

먼저 다룰 대선 주자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입니다. 그가 대선주자로 떠오를 것은 2016년 이른 봄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권력이 하늘을 찌를 때입니다. 친박(친박근혜)이 주도하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유 전 공동대표는 탈락합니다. 그와 친하게 지냈던 측근들도 대부분의 표적공천 칼날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은 지금도 기억합니다. 대구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공천 여부를 기다리던 초췌한 모습의 유승민을……. 유 전 대표는 꼰대로 대표되던 박 전 대통령과 맞서며 대선 주자로 부각됐습니다. 특히 꼰대를 지극히 싫어했던 20대에게 인기를 끌었죠. 그는 2016년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2017년 바른정당을 창당한 뒤 그해 5월 대선에도 출마합니다. 그는 비록 4위에 머물렀지만,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앞서는 성과를 거두기도 합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 바른미래당이 출범합니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통합은 처참한 패배로 끝납니다. 광역의원 5석, 기초의원 21석으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유 전 공동대표는 선거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 유승민, 야권주자 2위이지만 난관 수두룩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문제긴 하지만 손학규 대표 체제가 오래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유 전 공동대표와 안 전 대 공동대표가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머지않아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4월 1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차기 주자 적합도에서 유 전 공동대표는 8.3%로 황교안 대표의 18.3%에 이어 2위를 나타냈습니다. 3위는 홍 전 대표로 3.2%였습니다. 유 전 공동대표는 20대에서 황 대표에 크게 앞섰고 수도권에서도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보수의 심장으로 통하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60세 이상에서는 황 대표에게 상당히 뒤처져 있습니다. 유 전 공동대표가 비록 야권주자 2위지만 갈 길이 멀다는 뜻이겠죠.

※ 한길리서치(2019.4.10), 야권 차기 주자 선호도
※ 3% 미만 분석대상에서 제외

 

유 전 공동대표는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통계를 잘 살펴보면 보수층은 아직 적합한 후보가 없거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TK에서 55.9%, PK에서 59.2%, 60세 이상에서 41.9%가 없거나 모른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이들 지역과 나이에서는 지금은 황 대표가 앞서 있기는 하지만 대세를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상황변화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에프엠에프·보수ABC 의뢰에 따라 지난 6~9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전체 응답률은 15.0%,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 보수의 비토정서 극복과 확장성 유지가 과제

유 전 공동대표가 보수진영의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과제의 해결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보수층의 비토정서를 극복해야 하고 두 번째는 확장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보수층은 유 전 공동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 탄핵에 찬성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그에게서 등을 돌렸습니다. 보수층에게 박 전 대통령은 그 이상입니다. 그들에게 박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산업화의 영광으로 가는 징검다리입니다. 보수층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산업화는 자존심이자 존재 이유기도 합니다.

만약 유 전 공동대표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탈당하지 않고 새누리당의 쇄신과 혁신에 성공했다면 보수의 비토정서는 지금과 달랐을 수도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출범도 보수층이 유 전 공동대표를 싫어하게 만든 한 원인입니다. 합당으로 인해 정치적 앙숙일 수밖에 없는 호남 출신 정치인과 진보이념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죠.

60세 이상은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들은 축적된 경험이 풍부합니다. 당연히 생각의 깊이나 폭도 젊은층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유 전 공동대표에 대한 생각도 그럴 수 있습니다. 비토정서가 바뀌려면 그럴만한 계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유 전 공동대표는 20∼40세대, 수도권, 중도와 진보층에서 상대적인 강세를 보입니다. 보수정당의 외연 확장지표에서 강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보수진영의 대선후보가 된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보수층의 비토정서를 완화하면서 확장성을 유지하는 것이 유 전 공동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는 길입니다. 그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 어려운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필자: 엄경영/시대정신연구소 소장

※ 위 글은 또바기뉴스(https://ddobaginews.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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