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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선주자 분석(2):이낙연

이낙연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까?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19.05.07 19:30
  • 수정 2019.09.2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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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이미지=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엄경영/시대정신연구소장

내년 총선은 2022년 치러질 대선 후보들의 각축장이기도 합니다. 지역구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들은 대선 후보들에게 지원을 요청합니다. 얼굴이 알려지고 인기 있는 대선 후보들이 도와주면 당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다음 대통령이 될지도 모를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는 것도 지역구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효과적입니다. 대선 후보 처지에서도 총선 지원은 좋은 선거운동입니다. 합법적으로 전국을 돌며 자신의 얼굴과 생각을 알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총선 지원은 전국 곳곳에 자가 편을 만드는 길이기도 합니다. 지역구 후보의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도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총선 11개월을 앞두고 차기 대선 주자 얘기를 연재합니다. 순서는 두서없습니다. 준비되는 정치인부터 다룹니다. [기획자 주]

 

■ 민주당 대선후보 린치핀(Linchpin)은 ‘노무현’ 키워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지지층이나 정치인들에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린치핀(핵심축) 입니다. ‘노무현’ 키워드는 성골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죠. 문재인 대통령도 노무현의 정치적 자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습니다. 민주당, 정부, 청와대에서 일하는 주요 인사들도 대부분 노무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을 지칭할 때 친문(친문재인)보다 친노(친노무현)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지난 4월 28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날 저녁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과 함께 영화를 봤다는 얘기가 소개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 10주년을 맞아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관람한 것이죠. 여당과 야당이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놓고 육탄전을 벌이던 시기였습니다. 극심한 대치 정국이라 언론 대부분은 단신으로 처리했습니다.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보았습니다. 노무현재단 장학생과 영화에 출연하신 노사모 회원을 모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희망, 고통, 각성 등을 그대로 전해주는 작품. 영화 관람 후에는 청년창업 맥줏집에서 뒤풀이."

이 총리가 27일 영화를 본 후 페이스북에 남긴 글입니다. 이 총리는 2년째 여권 차기 주자 1위입니다. 여야 전체를 놓고도 자유한국당(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함께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총리는 한국당 황 대표와 일 대(對) 일 구도에서는 여유 있게 앞섭니다. 이 총리는 뛰어난 정치 감각을 갖추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격랑 와중에도 노사모와 영화를 봤다는 것은 이 총리가 민주당의 대선후보 리치핀을 꿰뚫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민주당 대선후보는 2040이 결정에 달려있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20∼40세대, 광주/전라, 이념성향 중 진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권의 대통령선거 후보도 이들 핵심 지지층에 의해 결정됐습니다. 과거에는 광주/전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진보와 20∼40세대가 뒤따르는 방식으로 대선 후보가 정해졌습니다. 곧 과거에는 광주/전라가 후보를 결정하면 진보층과 20∼40세대가 추인하는 방식으로 대선 후보가 정해졌죠.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2년 노 전 대통령, 2012년 문재인 후보, 2007년 정동영 후보 등이 그랬습니다.

이제 달라지고 있습니다. 광주/전라 비중이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지역주의도 엷어지고 있습니다. 광주/전라 대신 20∼40세대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017년 5월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20∼40세대가 야권 대선 후보를 결정하다시피 했습니다. 당시 야권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같은 해 2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4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1위를 꾸준하게 유지하다가 무난하게 당선됐습니다.

<2017년 2월 대선 야권(범진보) 주자 순위(단위: %)>

※ 두 여론조사 모두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됨. 

2017년 2월 7일 KBS‧코리아리서치, 2월 6일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각각 29.8%, 32.5%를 얻어 경쟁 후보를 멀찍이 따돌렸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40세대에서 37.1∼49.0%라는 압도적 지지로 경쟁 후보가 추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20∼40세대가 대선 후보를 결정하고 진보층과 광주/전라가 추인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입니다. 2022년 민주당 대선 후보도 20∼40세대가 사실상 결정할 공산이 큽니다. 20∼40세대는 노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20∼40세대는 노사모의 린치핀이기도 합니다. 이 총리는 영화를 통해 ‘노무현’ 키워드를 넘어 20∼40세대와 소통을 시도한 겁니다.

 

■ 이낙연의 장점, 2040+안정감 또는 확장성

이 총리는 20∼40세대의 지지와 안정감을 동시에 얻고 있습니다. 4월 30일 발표된 오마이뉴스 여론조사에서 이 총리는 19.1%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여야 차기 주자 중 20∼40세대에서는 1위였습니다. 특히 30대에서는 24.8%를 나타냈습니다. 50대와 60세 이상에서도 한국당 황 대표에 이어 2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4월 22일에서 26일까지 5일 동안 2518명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 자동응답 혼용으로 진행했습니다. 전체 응답률은 6.0%,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
 

<이낙연 국무총리 지지율 세부분석(단위: %)>

※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여야 차기 주자 대상.
※ 에프엠에프‧보수ABC 여론조사: 범여권 차기주자 대상.

 

민주당 차기 주자로서는 상당히 드문 일입니다.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안정감은 확장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과거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젊은층에서는 인기가 있지만, 고령층에서는 고전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도 50대 이상에서도 잘 통하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이 많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 총리는 민주당 차기 주자로서는 매우 유리한 정치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4월 10일 발표된 에프엠에프‧보수ABC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나이별로 고른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수도권, 중도층에서도 견고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올해 초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40세대의 가장 높은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이 조사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4월 22일에서 26일까지 5일 동안 2518명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 자동응답 혼용으로 진행했습니다. 전체 응답률은 6.0%,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유 이사장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연거푸 밝히면서 20∼40세대의 지지가 이 총리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여론은 강물과 비슷합니다. 강물은 지천과 지류가 만나 흐르면서 점점 커집니다. 그리고 바다에 이를 때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여론도 한번 쏠림이 일어나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큰 장애를 만나지 않는다면 말이죠. 이 총리는 대선의 바다로 흐르는 강물 위에 올라탔습니다. 강폭은 넓어지고 대선까지는 3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의 앞뒤로는 노무현 키워드와 20∼40세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호남 출신 답지 않은 안정감도 큰 원군입니다. 그러나 선거는 변수의 연속입니다. 바다에 가까이 갈수록 물결은 거칠어지기 마련입니다. 국민은 이 총리의 정치가 무엇인지 묻게 될 것입니다.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면 변수는 더욱 많아지고 물결은 계속 높아질 것입니다.

필자: 엄경영/시대정신연구소장

※ 위 글은 또바기뉴스(https://ddobaginews.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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